리버럴 아츠 칼리지(LAC)는 더 이상 한국 학부모들에게 낯설지 않다.

며칠 전 필자와 상담을 한 한국 중학교 2학년 학부모는 자녀를 미국 학부 중심 대학인 리버럴 아츠 칼리지(LAC)로 보낼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이 분은 "아이는 수학, 통계학, 데이터 과학, 컴퓨터 과학 등을 전공하여 인공지능 관련 전공을 공부하려 합니다. 해당 분야 전공이 발달된 미국에서 학부부터 공부한다면, 미국에서 취업하거나 대학원에 진학하여 연구하는 데에 유리한 점이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재정여건상 유학생에게 학자금 지원을 해주는 학교로 진학했으면 해서, STEM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학부중심대학(Liberal Arts College, LAC) 위주로 목표 학교를 찾아서 학부 유학을 고려 중 입니다."라고 자녀의 진로 계획을 설명했다.
20년 전 필자가 국내에서 거의 최초로 리버럴 아츠 칼리지를 소개하고, 미국 대학 재정보조제도를 알렸을 때 거의 공개적으로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놈) 대학이라고 말을 했었다. 물론 지금도 리버럴 아츠 칼리지 이야기를 하면 화를 내는 이들이 있다. 자신이 모르는 대학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상당수 학부모들이 먼저 리버럴 아츠 칼리지를 찾는다.
이 학부모가 찾아온 리버럴 아츠 칼리지를 보면 한국인들이 거의 들어보지 못한, 그러나 최상위권에 매우 높은 교육의 질을 보장하는 대학들이다.
Harvey Mudd College
Swarthmore College
Williams College
Pomona College
Amherst College
Bucknell University
Grinnell College
이들 학교 가운데는 명확히 아이비리그 지원하는 학생들보다 결코 실력에서 뒤쳐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윌리엄스, 앰허스트, 포모나 대학들을은 코넬이나 브라운, 다트머스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들, 그리고 합격생들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교육의 질은 이들 리버럴 아츠 칼리지들이 훨씬 높다. 미국 학생들의 사례를 보면 포모나와 UC 버클리 동시 합격 학생 가운데 포모나를 선택한 학생이 74%로 훨씬 높다. 윌리엄스와 코넬을 비교해도 윌리엄스 대학 선택 비율이 훨씬 높다.
리버럴 아츠 칼리지 상위권 대학이 코넬 아이비리그 대학을 이기는 것이다.

한 예로 브라운, 다트머스, 코넬 대학 학생들은 교수들과 교류하는 시간이 거의 없다. 교수들은 연구하느라 바쁘고, 대학원생들을 가르치는 데 여념이 없다. 학부생들을 돌볼 시간이 없다. 수업의 상당부분을 대학원생에게 맡기고, 실험 실습도 대학원생들이 진행을 한다. 교수들은 연구 업적을 남겨야 테뉴어가 된다. 학부생을 아무리 잘 가르쳐야 그들에게 돌아올 이익은 없다. 그래서 학부생들을 가르치는 것은 뒷전이다. 연구하고 논문을 쓰는 일이 많다. 학생들이 교수를 만나는 Office Houre를 활용하기 어렵다. 대학원에 갈 때도 추천서를 제대로 받기가 쉽지 않다. 수업은 교수가 일방적으로 진행을 한다. 학생들은 받아쓰기를 할 뿐이다. 토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반면 리버럴 아츠 칼리지는 교수가 모든 수업을 진행한다. 심지어 실험 실습까지 교수가 직접 관장한다. 학생은 언제가 교수 방에 찾아갈 수 있다. 주 1회 Office Hour를 이용해 정기적으로 만나는 것은 물론 지나가다 잠깐 들러도 교수들은 반갑게 맞아주며 전공과 진로에 대해 조언을 한다. 교수는 때로 집에 초대해서 학생들과 저녁을 나누며 이야기를 나눈다. 교수들은 학생들의 이름을 모두 외우며 캠퍼스 어디서 만나도 반갑게 인사를 한다. 과제를 내줘도 일일이 수정을 해 준다. 리버럴 아츠 칼리지 수업은 상당 부분 토론과 학생들의 프리젠테이션으로 진행된다.
세상은 아는 게 다가 아니다. 세상은 아는만큼만 보인다. 그래서 한국 학부모들은 자신들이 아는 일부 대학만 명문 대학인줄 안다. 그런데 이게 바뀌고 있다. 참 다행이다. 그 엄청난 학비를 내고, 명성에 파묻혀 허술한 교육을 받는것이 한국 학부모들의 현주소다.
미래교육연구소가 한국 유학사에 큰 족적을 남긴 것은 1) 미국 대학 재정보조/장학금을 한국 사회에 알린 것 2) 리버럴 아츠 칼리지를 한국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알린 것이다. <미래교육연구소장 이강렬 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