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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기유학

[조기유학] 삶은 파도와 같다.

 

큰 파도가 치고 나면 잠시 후 잔잔해집니다.

 

지난 8월 말부터 유학을 떠난 학생들의 반응이 속속 도착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제자리를 잡고 잘 적응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한편으로는 우당탕 대면서 비틀거리는 듯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친구들도 있습니다. 당연한 듯 잘 지내는 친구들도 떠나기 전 “내가 정말 잘 할 수 있을까?”라며 불안해했던 기억이 있을 겁니다. “불안? 제가 언제요?”라며 반문하는 친구라면 정말 잘 적응한 겁니다.

 

 

보딩 스쿨에 있는 친구들 중에는 “이 학교 수준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낮아요.”라며 자신감 뿜뿜인 친구들도 있습니다. “그동안 공부 잘 하던 중국인 학생보다 성적이 잘 나와요.”라며 자신감을 보여주는 학생에게는 큰 박수를 보냅니다. 심지어 기숙사의 다른 나라 아이 때문에 힘들다고 투정(?) 부리던 것이 며칠 전인데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처음부터 탁월한 모습을 보였던 것처럼 멋진 활약을 보입니다.

모든 학생들이 완벽하게 적응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과 학부모는 “나만 이렇게 힘든가요?”라거나 “우리 아이만 적응이 늦는 거 아닌가요?”라며 땅이 꺼질 듯 한숨을 내쉬기도 합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가 중이거나 데이 스쿨 학생 중에는 호스트와의 크고 작은 갈등 때문에 힘들어하는 리포트도 있습니다. 너무 힘들다며 한 학기도 마치기 전인데 “귀국하고 싶다.”거나 “호스트를 옮기고 싶다."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아마도 기숙학교에 다닌다면 이런 고민이 없었을 텐데...라고 후회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보딩 스쿨에 다니는 학생들은 또래들과의 갈등으로 힘든 시기를 겪기도 한답니다.

필자가 예언자는 아니지만, 분명히 1년 뒤에 이야기를 예언할 수 있습니다. “지금 고민을 내년에는 안 해도 됩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내년 귀국할 때는 지금 걱정했던 이야기가 아이를 놀리는 에피소드가 될 겁니다. 

우리 아이가 자전거 처음 배울 때 기억나세요? 뒤에서 잡아 주는 것도 하루 이틀, 이제 여기서 손을 놓아주면 될 것 같은데 불안했던 그때 말입니다. 결국 어느 시점에는 손을 놓고 뒤에서 보기도 하는데, 아이는 “아빠 아직 놓지 마~”라며 절규를 합니다. 그런데 손을 놓은 건 진작이었는데, 아이가 깨닫는 건 한참 뒤였을 겁니다. 그러다가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거나 넘어져 무릎이 깨어지면 울면서도 스스로 해냈다는 자신감에 씩씩한 모습을 보여주곤 합니다.

힘들어 하는 자녀가 있다면 나무라거나, 지금 하고 있는 유학 방법이 잘못되었는지를 고민하기보다, 살짝 뒤에서 기다려 주면 어떨까요?

바다를 보고 있자면 큰 파도가 치고 나면 잠시 후 잔잔해집니다. 작은 파도는 수시로 치고요. 폭풍우가 몰아쳐도 하루 이틀이면 뜨거운 태양이 떠오릅니다. 우리 아이들의 일생이 파도치는 바다와 닮았다고 하면 지나치게 감상적인 태도일까요? 지금 우리 아이에게 닥친 큰 파도가 오래가진 않을 겁니다. 조금만 기다리면 숨 쉬고 앞으로 나가는 방법을 찾아낼 겁니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미래교육연구소 한승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