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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에세이] 찰나의 눈부심, 나팔꽃이 건네는 말 [포토 에세이] 찰나의 눈부심, 나팔꽃이 건네는 말초가을 아침, 발길이 닿은 길모퉁이 철망 울타리에서 발그레한 붉은빛과 깊은 보랏빛의 나팔꽃들을 마주했습니다. 거친 쇠 울타리를 말없이 감아 쥐고 올라가, 넓은 초록 잎사귀 사이로 활짝 피워 올린 단정한 얼굴들. 가운데 하얗게 차오른 빛을 품은 채 새벽 공기를 향해 조용히 울려 퍼지는 무언(無言)의 나팔소리 같습니다. 아침 햇살에 제 온몸을 다 열어 빛나다가도, 한낮의 볕이 기울면 미련 없이 꽃잎을 오므리는 꽃. 어떤 이는 그 짧은 생을 두고 덧없다 말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가만히 들여다보면, 단 하루를 살더라도 온 힘을 다해 가장 찬란한 제 빛깔을 피워내는 그 순수함과 치열함에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남의 담장을 빌려 기대어 오를지언정 주어진 햇살과.. 더보기
[남 프랑스 예술기행] '남 프랑스의 숨은 중세마을, 제비꽃 향기 흐르는 투레트 쉬르 루' 남프랑스에는 유명하지 않아서 오히려 더 아름다운 마을들이 있습니다. 니스와 그라스 사이 산자락, 바위 절벽 위에 올라앉은 투레트 쉬르 루(Tourrettes-sur-Loup)가 그런 곳이지요. 생폴 드 방스의 화려한 명성에 가려져 있지만, 좁은 돌길과 오래된 집, 예술가들의 작은 공방, 그리고 100년 넘게 마을의 삶을 지탱해 온 보랏빛 제비꽃을 만나고 나면 이 마을을 쉽게 잊기 어렵습니다.​투레트 쉬르 루는 프랑스 남동부 알프마리팀(Alpes-Maritimes) 지역, 니스와 그라스 사이의 내륙 산지에 자리한 작은 마을입니다. 특히 방스(Vence)에서 가까워서, 생폴 드 방스와 함께 묶어 여행하기 좋은 곳이지요.​마을은 평지에 넓게 펼쳐진 형태가 아니라 바위산 돌출부 위에 성곽처럼 붙어 있습니다. 그.. 더보기
샤갈의 무덤에 존경의 돌을 얹다... - 남프랑스 생폴드방스 마을 끝에 있는 공동묘지에서 만난 샤갈 -지난 5월 29일, 아내와 나는 생폴드방스 마을 끝자락에 자리한 오래된 공동묘지로 향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거장, 마르크 샤갈(Marc Chagall, 1887~1985)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아흔여덟 해의 긴 삶을 마친 그는 지금, 사랑하는 아내 발렌티나와 함께 이곳 생폴드방스 따스한 흙 아래 고요히 잠들어 있다.​흔히 샤갈을 시적 상징주의나 표현주의 화가라 부르지만, 사실 그는 단 하나의 사조에 가두어둘 수 없는 독창적인 예술가였다. 지금의 벨라루스인 러시아 비텝스크의 유대인 공동체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의 기억—마을의 고즈넉한 풍경과 가족, 염소, 바이올린 연주자, 그리고 행복했던 결혼식—을 평생 마음에 품었고, 이는 훗날 그.. 더보기
[포토 에세이] 거대한 세상 앞에서 멍하니 숨을 내쉬다 ","displayOption":"ContentFit","images":[{"url":"http://t1.kakaocdn.net/brunch/service/user/2Biz/image/-jAK5V3XZfGi909ssl1AOYKUcHQ","width":"936","height":"624","originalName":"4D2A1354.JPG?type=w1"}]}"> 오래전 일이다. 21년 11월 아내와 찾은 '얼굴 박물관', 나는 이 흙으로 빚은 이 인형 앞에서 오래 떠나지 못했다. 어떤 감정은 언어의 형태를 갖추기 전에 소리가 되어 먼저 터져 나온다. 그것은 왈칵 쏟아지는 울음도, 명쾌한 웃음도 아.. 더보기
[은퇴 일기 #3 ] 누님과 함께 짓는 은퇴 후 양평 농사, 땀 흘린 뒤의 순두부찌개 지난해 가을 심은 마늘과 양파, 그리고 무더운 여름을 견뎌낸 대파와 쪽파가 혹독한 지난 겨울을 이겨냈습니다. 지난 3월 말 정성스레 심은 감자와 완두, 케일도 어느덧 예쁜 싹을 틔워 4월의 푸른 하늘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밭 한편에서 묵묵히 대견하게 자라나는 생명들을 보니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누님과 함께한 양평 모종 시장 나들이 어제 양평에 내려와 월세로 얻은 농가주택 30여 평 누옥에서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이른 아침, 은퇴 후 서울과 양평을 오가며 저와 함께 농사를 지어주시는 누님과 함께 양평 시내 농협 모종 시장으로 향했습니다. 시장은 봄 기운으로 가득했고, 저희는 올 한 해 식탁을 풍성하게 해줄 다양한 모종들을 한가득 구입했습니다. 우리 뿐 아니라 많은 주말 농부들로 모종 시장이 북적였습니다. .. 더보기
[은퇴후 <2>] 감자,완두콩 심으며 흙 묻은 손으로 맞이하는 은퇴 첫 봄 겨울을 버텨낸 마늘처럼 — 봄 밭에서 새 출발을 준비하다​봄볕이 따사롭게 내리쬐던 3월 21일 토요일, 농사의 좌장인 손위 교장 은퇴한 누이와 수도권에 흩어져 살던 사촌 형제들이 다시 밭으로 모였다. 지난 가을 수확후 금년 들어 첫 행사다. 이번에는 감자와 당근, 생강을 심을 준비를 하기 위해 밭을 고르고, 잡초 방지용 검은 비닐을 씌우는 작업을 했다.겨울을 이겨낸 것들나보다 먼저 도착한 사촌들이 양파 밭과 마늘 밭을 정리하고 있었다. 얼지 말라고 씌워둔 비닐과 지지대를 거둬내고 있었다. 양파와 마늘이 연초록 빛으로 환영을 해 준다. 지난가을에 심어두고 걱정 반 기대 반으로 겨울을 넘겼는데, 녀석들은 눈보라와 혹한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라 있었다. 초록빛 싹들이 줄지어 올라온 모습을 보며 절로 뿌듯함이 밀.. 더보기
[은퇴후 <1>] 흙으로 돌아가다 — 나의 두 번째 삶 오는 26년 3월 31일, 나는 44년간의 긴 여정을 마무리한다.1982년 처음 저널리스트로 언론계에 발을 내디딘 이후, 2012년 은퇴를 한 후에도 교육 컨설턴트로 12년을 더 달려왔다. 그 역할마저 이제 내려놓는다. 더 이상 어떤 직함도, 어떤 역할도 없이, 그냥 한 명의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20년 전, 작은 땅 하나를 샀다신문사에 다닐 때였다. 언젠가는 농사를 지으리라는 막연한 꿈을 품고, 경기도 양평군 강하면 성덕리에 530여 평의 작은 농사터를 마련했다. 함께 땅을 산 큰 동서의 몫까지 합하면 1,000평이 넘는 터전이다.당시에는 신문사를 그만두면 곧장 그 땅으로 들어가 농사를 지을 작정이었다. 그러나 계획이란 늘 뜻대로 되지 않는 법. 2012년 4월 기자 생활을 마친 뒤 은퇴후 교육 .. 더보기
[남프랑스 여행 준비] 화가들 44년의 여정 끝에 떠나는 은퇴 여행 남프랑스예술 기행 Voyage artistique dans le Midi de la France 빛의 땅 프로방스, 코트다쥐르의 바다, 라벤더 물결 — 이 풍경들은 수많은 위대한 화가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당신이 곧 밟을 그 땅에서, 그들의 눈으로 세상을 다시 보게 될 것입니다. ↓ &nbsp; SCROLL &nbsp; ↓ 남프랑스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닙니다. 지중해의 강렬한 빛, 척박한 땅에서 피어나는 라벤더와 올리브, 절벽 위의 중세 마을과 코발트빛 바다 — 이 모든 것이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유럽의 가장 위대한 화가들을 이곳으로 불러들였습니다. "그들은 파리를 떠나.. 더보기
[포토 에세이] 거기 누구예요? ​​📸 포토 에세이'아지'들의 세상'아지'라는 말이 참 예쁘다.강아지, 송아지, 망아지. 끝에 '아지'가 붙으면 왠지 모르게 작고 보드랍고, 세상 모든 것이 처음인 존재가 된다. 아직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그 순수함이 이름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우리 너머로 고개를 빼꼼 내밀고 있는 송아지. 철봉 사이에 겨우 얼굴을 끼워 넣고, 크고 촉촉한 눈망울로 이쪽을 바라본다. 분홍빛 코끝에는 아직 엄마 냄새가 남아 있을 것 같다. 노란 귀표 두 개가 꼭 처음 세상에 나온 아이가 붙인 이름표처럼 흔들린다.거기 누구예요? 말은 못 해도 눈이 묻는다. 그 눈빛 속에는 두려움보다 호기심이 훨씬 많다.엄마 품은 따뜻하고 안전하다. 그런데 세상이 궁금하다. 저 철봉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저기 서 있는 두 발 달린.. 더보기
"합격하면 돈 다 대줍니다" 국제학생에게 관대한 미국 대학 26곳 총정리 미국 대학 입시, 실력은 있는데 학비가 걱정이라면? 'Full Demonstrated Need'를 주목하세요!​미국 명문대 합격의 기쁨도 잠시, 1년에 1억 원에 육박하는 학비 고지서를 보면 부모님들의 고민은 깊어집니다. 하지만 국제학생(비시민권자/비영주권자)에게도 희망은 있습니다. 바로 학생이 증명한 재정적 필요(Demonstrated Need)를 100% 채워주는 대학들이 있기 때문입니다.​1. Full Demonstrated Need란 무엇인가요?대학이 합격시킨 학생의 가정 형편을 조사한 뒤, 부모님이 지불 가능한 금액(EFC)을 제외한 부족분 전액을 대학 측에서 그랜트(Grant), 워크스터디(Work-Study) 등으로 채워주는 정책입니다.​2. 국제학생 대상 100% 충족 주요 대학 리스트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