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파리 덫, 그리고 유학
필자는 파리통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의 “내 언어의 한계가 내 세계의 한계”라는 말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여기서 언어는 외국어일 수도 있지만 흔히 사용하는 언어의 기능성보다는 심미성, 다양한 이해 등을 포함하는 것이 아닐까요? 어떤 의미에서는 지식의 한계를 말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진에서 보듯 우리나라에는 흔한 도구가 아니었을 것 같은 파리통은, 유리로 된 호리병형 통입니다. 파리가 좋아하는 미끼를 바닥에 두면, 냄새를 맡은 파리들이 모여들고, 적당히 먹은 파리는 습관을 따라 공중으로 부양합니다. 이때 호리병 안으로 갇혀서 뱅뱅 돌다가 죽게 만드는 덫, 트렙인 셈이죠. 우리도 결국 파리와 다를 바 없다고 그는 갈파합니다. 그래서 그는 철학의 목표를 "To show the fly the way out of the fly bottle."라며 파리통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을 보여주려고 했습니다. 철학자가 아닌 필자는 20년 동안 유학이라는 필드에 있는 전문가로서, 유학의 덧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을 알려드리기 어렵겠지만, 여러분과 함께 고민해 보고 싶습니다. ^^;;
- 마음을 어지럽히는 소리들
“탑랭킹 보딩스쿨은 20위권이어야 한다, 명문 보딩은 어디/어디/어디이다, 좋은 보딩에 가려면 토플 준비를 끝내야 한다, 소득이 1억 넘어서 재정보조는 신청할 수 없다, 송도 국제 학교는 어떻고, 새로 생기는 국제 학교는 어떻고, 제주 국제 학교 A는 뭐가 문제고… 그래서 지금은 B 학교, 어디는 숙제가 너무 많아서, 미인가 학교는 미국 대학으로 갈 때 불리하고, 인증기관에서 인증을 받은 학교인지 중요하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으로 먼저 한번 시험 삼아 유학을 보내 보는 것도 좋다, 학교를 안 가보고 어떻게 선택하냐, 홈스테이는 직접 만나보고 ..., SSAT는 이렇게 준비해야 한다. 아이비리그에 보내려면 방과후 활동이 중요하다, 봉사활동, 인터뷰, 에세이...”
인터넷에 각종 가짜 뉴스가 횡행하듯, 우리 블로그 독자들 주변에도 유학과 관련하여 고급 정보를 가장한 엉터리 정보들이 홍수처럼 흘러 다닙니다. 더구나 조기유학을 준비하는 엄마의 입장에서는 옆집 엄마의 앞선 경험 혹은 확신에 찬 이야기가 성경 말씀처럼 들립니다. 혹 탑랭킹 대학에 보낸 사람이 하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 마치 예수님, 부처님 말씀처럼 수첩에 적으며 감동합니다. 하긴 지금도 서점에 가면 ‘하버드’에 간 사람들의 철 지난 스토리가 책장에 꽂혀 있습니다.
그러다가 유학을 준비하는 단계가 되면 어느 용한 ‘유학원’의 그럴싸한 이야기를 맹목해서 덜컥 아이의 유학을 결정하기도 합니다.
성공 스토리에 목을 매는 건 누구라도 그럴 겁니다. 그래서 거금을 들여 MBA를 하는 거겠죠. MBA 과정 중에 수많은 케이스스터디는 대부분 성공한 기업들의 이야기입니다. 물론 실패를 교훈 삼기도 합니다. 성공도 실패도 모두 아주 흥미진진합니다.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사고할 만한 분들이 얕은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휘둘리는 이유는 뭘까요? 아니 휘둘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기준점
유학 전문가로서 드리는 조언, 다음 네 가지를 유학 선택을 위한 기준점 정도로 삼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이 조기유학을 준비하는 초보들의 언어가 되면 어떨까요?
1. 유학은 강요된 것이 아니라, 가족 모두의 행복을 위한 선택이다.
2. 정보와 조언을 참고하지만, 나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결과에 대한 책임도 나의 것이다.
3.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생각하는 유학에 관한 기준을 냉정하게 점검해야 한다.
4. “내가 아는 정보가 다가 아니다.” 인정된 전문가와 정보의 진위, 우선순위를 점검한다.
우리 아이의 인생을 어설픈 정보로 무장한 사람들이 결정하도록 내버려 두지 마세요. 이런저런 불안한 ‘언어’를 듣고서 유학을 꼭 가야만 하나요? 특히 아는 척 하거나 위하는 척 하는 척쟁이들을 멀리하세요. 이렇게 척 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이야기 하는대로 안 움직이면 저주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혹여 척쟁이의 이야기와 다른 선택을 하고, 불행하게 어려움을 겪게 되면 “거봐 내가 뭐라 그랬어.”라며 자신이 옳았음을 비난의 근거로 삼습니다. 이런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는 것, 이런 유학 컨설턴트를 만나는 것은 파리통 옆에 사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부디 가족 모두의 행복을 위해 선택하는 유학이 파리통 때문에 불행으로 바뀌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
<조기유학 전문가 미래교육연구소 한승호 이사>

'미국 조기유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3년 봄 [조기유학] 가능, 미국 Rockford Lutheran 데이스쿨 (0) | 2022.12.21 |
---|---|
미국 조기유학, 나는 이런 기준으로 명문 학교를 찾는다 (0) | 2022.12.07 |
[조기유학] 종료 후 유산 상속을 받은 『교환학생』 (0) | 2022.12.06 |
[조기유학] 1월 학기 3만 불 미국 사립 학교 리스트 공개 (0) | 2022.12.06 |
[조기유학] 학교가 영~ 아닐 때는 어떡하지? (1) | 2022.1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