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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대학 유학 & 장학금

아빠 연소득이 3억원인데 ... 장학금 신청하고 싶어요.

 

 

"아이가 부모에게 미안하다며 장학금 신청하자네요"

미국 대학, 대학별 재정보조 신청 가능 가정 소득 기준 달라

"이강렬 박사님께 질문을 드립니다. 남편과 제 소득을 합해서 총액이 3억원을 조금 넘습니다. 집이 남편 명의와 제 명의로 각각 1채가 있습니다. 총 2채인셈이지요. 상가가 3개 있습니다. 아빠 명의 2개, 제 명의 1개입니다. 자립심이 강한 아이는 엄마 아빠에게 모든 학비를 부담시키는 것이 미안하다며, 지원하는 대학에 Financial aid(재정보조)를 신청하고 싶다고 계속 우깁니다. 또한 아이가 지원하려는 한 대학에서는 성적 우수 장학금(Merit Based Scholarship)을 신청하라고 하는데, 재정보조 신청 서류인 CSS 프로파일을 내라고 합니다. 아이 말대로 재정보조/장학금 신청을 해야 하나요? 또한 성적 우수 장학금 신청을 하면서 꼭 CSS 프로파일을 내야 하나요?"

결론부터 이야기를 하자면 재정보조를 받을 수 없다. 미국 사립대학들이 주는 Financial aid 수혜 대상자는 가난한 가정의 학생이다. '가난한'이라는 의미는 사람마다 그 기준이 다르다. 즉 주관적일 수 있다. 필자의 경험으로 5억원 소득 가정의 부모들도 "우리는 가난합니다. 미국 대학이 주는 장학금이 필요합니다"라고 말을 한다. 무려 10채의 집을 갖고 있는 병원장도 "저는 가난합니다. 전혀 현금이 없습니다. 그래서 재정보조를 신청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연봉 1억 5000만원의 아빠는 "어느 유학원에 갔더니 이 소득으로는 미국 대학에 재정보조를 신청할 없다고 말하는데 제가 소득이 좀 많기는 많지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가난하고 부유하고는 그 기준점이 없다. 그러나 여러 기관들이 그에 대한 기준을 다양하게 제시하기도 한다.

NH투자증권 100세 시대 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2022 중산층 보고서'에서 올해 2∼3월 중산층을 포함한 30∼50대 성인 1천14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분석한 결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정의한 중산층인 균등화 중위소득 75∼200% 사이 소득계층을 중산층 기준으로 적용했을 때 4인 가구 기준 올해 중위소득은 월 512만원이며, 중위소득 75∼200%에 해당하는 소득 범위는 월 385만∼1천20만원이다. 즉 중산층 연간 소득은 6,144만원이다.

한국의 중산층 소득 6,144만원을 기준으로 한다면 연봉 1억 5000만원은 매우 많은 소득이다. 그러나 미국 대학들의 연간 비용이 사립대학의 경우 1억원을 상회하고, 주립대학들도 6천만원이 넘는다. 이렇게 볼 때 미국 대학 학비를 기준으로 1억 5000만원 소득 가정은 '가난한' 가정에 속한다. 이런 가정은 한국 중산층 기준으로는 부자이지만 미국 대학 학비 기준으로는 가난하다. 따라서 미국 사립대학들은 이런 가정의 학생이 자기 대학에 입학을 하면서 가정 소득에 대한 서류를 제출해 가난하다는 것을 입증하면 일정 금액의 재정보조를 준다.

미국 대학들은 대학마다 재정보조 기준이 다르다. 프린스턴 대학은 가정 소득 30만달러 가정까지 재정보조를 준다. 하버드 대학은 18만달러다. 대체적으로 15만 17만달러까지 적용하는 대학이 많다. 어느 대학에 지원하느냐에 따라 재정보조 신청 기준이 달라진다.

그러나 위에 질문을 한 가정은 부모 합산 소득이 3억원을 넘고, 집이 2채, 상가가 3채나 된다. 아이가 부모에게 미안하다며 재정보조를 신청하자고 하나, 미국의 어떤 대학도 이 가정에 재정보조를 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 프린스턴 대학이 재정보조 기준 소득이 가장 높지만 이 가정의 경우 집과 상가 등 자산을 고려한다면 역시 받을 가능성은 없다.

이 학생이 지원하는 대학 가운데 성적 우수 장학금(Merit Based Scholarship)을 신청하면서 신청 서류인 CSS 프로파일을 내라고 했다. 이는 성적 우수 장학금이지만 그 대상을 가난한 가정의 학생에게 주겠다는 것으로 이 학생 역시 해당이 되지 않는다. 공연히 받지도 못하는 재정보조를 신청하기 위해 시간을 낭비할 뿐이다. <미래교육연구소장 이강렬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