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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일반

대구 매일 신문, 엉터리 기사 "IB 38점으로 아이비리그 갈 수 있다고?"

 

기자가 팩트만 전하면 되는데 사족 붙이다 망신

학교도 팩트가 아닌 제멋대로 추측한 보도자료 제공해 웃음거리

 

우리 말에 '세상은 아는 게 다가 아니고,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다.

 

대구 매일신문은 지난 1월 4일자에서 경북사대부고가 전국 공교육 최초로 '국제바칼로레아(IB) 디플로마 프로그램(DP)'을 이수했다고 소개했다. 여기까지는 팩트다.

 

이 신문은 다시 경북대 사대부고가 지난 2021년 9월 전국 공교육에서 처음으로 'IB 월드스쿨'을 도입했고,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3학년 학생 30명이 'IB DP'에 응시했다. 특히 이번 평가에서는 해외 명문대 진학이 가능한 38점 이상의 고득점자도 5명이 배출됐다고 소개했다.

 

여기까지만 소개했으면 기사를 깔끔하다. 그런데 이 기사를 쓴 기자가 사족을 붙이다가 웃음거리가 된 것이다. 이 기사를 쓴 기자도 무식하지만 데스크도 무지하니 엉터리 기사를 걸러내지 못하고 그냥 내보낸 것이다.

이 신문은 경북대 사대부고의 IB도입과 그 결과를 팩트로 알리며 사족처럼 " IB DP는 45점 중 24점 이상을 받아야 취득할 수 있는데, 38점 이상이면 홍콩과학기술대 장학생 또는 미국 아이비리그 진학이 가능하다. 43점을 넘으면 영국 옥스포드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누가 이런 정보를 제공했는지 모르지만 기자는 팩트를 체크해야 한다. 이 정보를 준 사람이나 기자 모두 미국 대학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다. 미국 대학 뿐 아니라 홍콩과 영국 입시도 모르는 것같다. IB 38점을 받아서는 미국 아이비리그는 커녕 미국 어지간한 주립대도 못간다. 홍콩과기대는 38점을 받아서는 근처도 못간다. 최근 홍콩과기대 합격자들을 보면 IB 시험에서 40점이 넘는다. 더불어 미국 상위권 대학들은 IB 시험 성적만 갖고는 합격을 못한다. IB시험 점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학교 내신도 우수해야 하고 학업 성적외에 에세이, 추천서, 특별활동 등 무려 15개 이상의 우수한 입학 사정 요소가 필요하다.

 

매년 아이비리그에는 40만명이 지원을 하고 2만 1000여명이 합격을 한다. IB 38점을 받은 학생들은 합격자 2만 1000명의 몇 배수나 된다.

또한 이 기자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을 아이비리그 대학보다 월등히 우수한 대학으로 보고 있는 데 이 또한 코메디가 아닐 수 없다. 미국 아이비리그 합격이 영국의 옥스퍼드, 캠브리지 대학보다 훨씬 더 어렵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팩트는 하늘의 소리라고 했다. 기자가 하늘의 소리인 팩트를 틀리면 그 순간부터 기자가 아니다. 요즘 기자를 비하하는 '기레기'가 된다.

이 신문은 학교관계자 말을 인용해 "42점 받은 학생이 캐나다 토론토 4년 전면 장학생에 지원해 결과를 기다리고 했다"고 했다. 이 또한 코메디다. 토론토 대학은 별도의 장학생 지원 트랙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학은 한국 대학들처럼 지원 학생들 가운데 우수한 학생을 선발해 학교가 장학금을 준다. '전면 장학생'이란 말도 없다. 토론토 대학이 이 정도 성적의 학생에게 전액 장학금을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면 이 또한 코메디다. 이 정도 학생은 토론토 지원자들 가운데 차고 넘친다.

중앙 언론사에서 32년간 저널리스트로 활동한 필자는 이렇게 팩트가 틀리는 기사를 쓰는 후배 기자들보면 선배 언론인으로 부끄럽기 짝이 없다. <미래교육연구소장 이강렬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