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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대학 유학 & 장학금

내 원고는 새빨간 핏빛으로 변해 있었다 ... [글쓰기를 배워야 하는 이유]

 

 

40년도 훨씬 넘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본다.

 

대학졸업 후 필자의 첫 직장은 전 세계로부터 오는 뉴스를 다루는 연합통신(지금의 연합뉴스) 외신부였다. AP, 로이터, UPI, AFP등 세계 4대 통신사를 비롯해 각국의 군소 통신사가 보내주는 영문 뉴스를 받아서 이를 번역, 한국어 뉴스로 바꿔 각 언론사에 제공하는 일을 하는 곳이었다.

창의적 사고력으로 글을 쓰는 것도 아닌 남이 쓴 뉴스를 한국어로 번역해 한국어 뉴스로 에디팅을 하는 작업이었다. 첫날 부장데스크로부터 영문 뉴스를 받아서 한국어로 번역을 하며 이를 한국어 뉴스로 Rewiring을 하는 훈련을 했다.

 

10여분이 흘렀을까? "이강렬씨!"라고 부장이 호출을 했다. 그리고 그가 고친 뉴스 원고를 내게 건네줬다.

 

'어!'하고 외마디가 나올 뻔했다.

 

부장에게 넘겨받은 원고는 그가 마구 휘두른 빨간 볼펜으로 한줄도 남기지 않은 채 핏빛으로 난도질을 당해 있었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글줄께나 쓴다며 대학 시절 학교신문에 글을 기고를 했던 필자였다. 그러나 글쟁이 전문가(기자)들 앞에서 나의 글솜씨는 여지 없이 무너졌다. 이게 바로 한국에서 학교를 다닌 보통 학생들의 현실이다. 필자의 기사 원고에 핏빛이 가시기까지 그 후 몇 달의 시간이 걸렸다. 그 후에도 선배 기자들로부터 혹독한 훈련을 받았다.

국내 학생들은 초등학교에서 대학교까지 그 누구로부터도 글쓰기 훈련과 글쓰기에 앞서 생각하는 훈련을 받지 않는다. 교과 과정에도 없고, 글쓰기를 배워서 제대로 가르치는 교사도 없다. 한마디로 각자 학생들이 그냥 대충 알아서 쓴다. 이 글을 읽는 학부모들도 마찬가지로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글쓰기 훈련을 받아본 적이 없을 것이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그러나 미국 대학들은 다르다. 대표적으로 하버드 대학과 시카고 대학은 모두 미국 최고의 명문 대학으로 학부과정에서 훌륭한 글쓰기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두 프로그램 모두 학업적으로 우수하고, 다양한 작문 스타일과 장르를 가르친다. 그래서 이 대학 출신들은 제대로 글을 쓰거나 남이 쓴 글을 고쳐준다.

 

하버드 대학의 글쓰기 프로그램은 작문의 예술성과 창의성에 중점을 둔다. 소규모 강의와 워크샵을 통해 학생들은 개인적인 목소리와 시각을 개발하도록 한다. 시카고 대학의 글쓰기 프로그램은 논리적 사고와 분석적 글쓰기에 중점을 둔다. 학생들은 다양한 학문 분야의 글쓰기 과제를 수행하며, 논증적 글쓰기와 설득력 있는 글쓰기를 연습한다.

 
 

글쓰기 지도는 벽돌 찍어내듯 훈련을 할 수 없다. 도제처럼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글을 쓸 때 비문(非文), 즉 문장이 문법적으로 잘못되었거나 의미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는 잘못된 문장을 너무 많이 쓴다. 비문의 유형과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문법적 오류
  • 조사, 어미, 접속사 등의 잘못된 사용으로 인한 오류
  • 주어와 서술어의 불일치, 호응 관계 오류
  • 시제, 높임법 등의 부적절한 사용

2. 의미상 오류

  • 문장 성분 간의 의미 관계가 어색하거나 불명확한 경우
  • 지시어, 대명사 등의 잘못된 사용으로 인한 모호한 의미
  • 부적절한 단어 선택으로 인한 의미 전달 실패

3. 부적절한 문장 구조

  • 지나치게 긴 문장이나 복잡한 구조로 인한 이해의 어려움
  • 필요한 문장 성분의 생략으로 인한 불완전한 문장
  • 문장 간의 연결이 자연스럽지 않거나 논리적이지 않은 경우

3. 맞춤법 및 띄어쓰기 오류

  • 철자의 잘못된 사용으로 인한 오류
  • 띄어쓰기의 잘못된 사용으로 인한 의미 전달 방해

4. 부적절한 어투 및 문체

  • 문체의 통일성이 결여되어 있는 경우
  • 문장의 격식과 상황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어투 사용
  • 단어의 반복, 동어 반복 등으로 인한 어색한 문장

비문은 독자의 이해를 방해하고 글의 전달력을 떨어뜨리므로,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비문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법 규칙을 잘 이해하고, 문장 구조를 명료하게 하며, 적절한 단어를 선택하여 문장을 작성해야 한다. 또한, 글쓰기 후에는 문장을 꼼꼼히 검토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거쳐 비문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한국어 글쓰기도 이럴진데 영어 글쓰기는 더욱 어렵다. 영어 글쓰기를 제대로 가르치는 사람이 없다. 필자는 미국 대학에 학생들을 보내는 일을 20여년 넘게 하면서 학생들의 영어 에세이를 수 없이 보아왔다. 에세이를 고쳐주는 한국 튜터, 미국 원어민 튜터도 많이 채용해 봤다. 그런데 이 에세이를 제대로 아는 학생은 물론 이를 고쳐주는 에세이 전문가도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그만큼 글쓰기는 어렵다.

미래교육연구소는 10여년전부터 미국 대학 입시 컨설팅 과정에서 에세이 (글쓰기) 전문가들을 초빙해 학생들의 에세이를 지도하고, 에세이 첨삭을 도와주고 있다. 하버드, 예일 출신의 글쓰기를 제대로 교육받고 가르쳐본 원어민과 한국샘으로 미국대학에서 글쓰기 훈련을 제대로 받은 튜터들을 채용하고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매년 만나는 학생들의 에세이 실력은 제자리 걸음이다. 아직도 에세이 쓰기를 제대로 가르치는 곳도 사람도 없고, 이를 배우려고 노력하는 학생도 없다. 그러니 매년 대학입시 때마다 전쟁이다.

 

미래교육연구소는 에세이 글쓰기를 제대로 배우고 싶어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에세이 글쓰기 교실' 개설을 구상중이다. <미래교육연구소장 이강렬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