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 갈 수 없는 나무만 보며 명성만을 고집하는 아이
설사 합격해도 부모는 학비 부담이 불가능
눈 높이에 맞춰 현실적 대안 찾아야
필자는 요즘 매주 20-30명의 학생과 학부모들을 상담하고 있다. 대학 지원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장 많은 상담은 대학 지원에 대한 상담이고 그 다음이 대학 장학금에 대한 상담이다. 물론 조기 유학을 설계하러 오는 부모님들도 계시다.
대학 상담의 경우 학생도 우수하고, 부모님의 경제력도 튼튼해서 대학 지원에 문제가 없는 경우도 있지만, 부모님의 소득 규모가 자녀 학비를 모두 부담하기는 힘들어 미국 대학 재정보조/장학금 상담을 하러 오는 경우도 많다.
부모 소득이 조금 작아도 자녀가 우수해 미국 우수 대학에서 능력 장학금을 받거나 혹은 need based grant, 즉 가정의 형편에 따라 주는 Financial aid( 재정보조)를 받을 수 있다면 큰 문제가 안 된다. 그런데 종종 가정 경제상황도 안 좋고 아이마저 학업적으로 뛰어나지 못한데 아이가 상위권 대학, 그것도 이름 있는 대학만을 고집하는 경우를 본다. 한국인들이 아는 명성 있는 대학을 가겠다고 우겨 부모와의 갈등을 빚는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아이가 바라면 부모는 노후 자금을 깨거나 집을 팔아서 학비를 부담하려고 한다. 그러나 부모의 노후는 불행의 늪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Case Study
며칠 전 딸을 둔 학부모가 자녀의 대학 진학 상담을 왔다. 중견 기업에 다니는 아빠의 연봉은 1억원. 어머니는 가정주부이고 자산은 8억원 가치의 집 1채 뿐이다. 아이가 어릴적부터 미국 유학을 가겠다고 졸랐지만 가정 형편이 허락하지 않아 고등학교 1학년 때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유학을 보냈고, 지금은 데이스쿨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늦게 유학을 떠나서인지 영어 실력이 다소 딸린다. 그러나 그의 학교의 성적은 그럭저럭 괜찮지만 상위권 대학에 가기 위한 액티비티는 준비된 것이 거의 없다.
7월 초순이니 이제 희망 대학에 조만간 원서를 써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아이가 가겠다는 꼽은 대학들을 보니 조금은 답답하다. 한국인들에게 명성이 있는 상위권 사립 대학과 주립대학들이었다. 아이의 대학 선택 제1 조건은 명성이었다. 우수한 한국 학생들이 가는 최상위권 대학을 가겠다는 것이다. 아이가 가장 가고 싶다고 꼽은 대학은 UC 버클리와 UCLA 등 UC 계열 대학과 코넬, 브라운, 유펜 등 아이비리그와 에모리, 조지타운 대학 등이다.
이 학생의 현재 학업적 기록 및 기타 비학업적 기록으로 볼 때 아이가 꼽은 대학들에 합격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아이가 가장 고집하는 대학은 UC 버클리를 비롯해 UC 계열이다. 여기서 합격 여부를 떠나 부모의 소득 수준과 규모로 볼 때 과연 이들 UC계열 대학을 보낼 수 있을까?
UC 버클리 2023-2024년도 국제학생 학비 포함 연간 총 비용은 다음과 같다.
학비 및 수수료 (Tuition and Fees): $48,176
기숙사 및 식비 (Room and Board): $19,186
책 및 학용품 (Books and Supplies): $1,320
교통비 (Transportation): $1,080
개인 경비 (Personal Expenses): $2,784
건강 보험 (Health Insurance): $3,948
총 예상 비용: $76,494 (약 9,900여만원)
학비는 연간 $43,980이고 다른 비용까지 합하면 연간 7만달러가 넘는다. 현재의 환률로 보면 9천만원이 넘는다. 연봉 1억여원의 부모가 학비 1억원의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까? 7억여원의 집을 판다면 모르되 이는 전혀 불가능하다. 그러나 집을 팔아 줄이면 부모의 노후는 어떻게 될까?
부모의 현재 경제적 상황으로 볼 때 미국 대학 비용으로 4-5만달러를 내기란 쉽지 않다. 이를 한국돈으로 환산하면 연 5-6천만원이다. 기숙사비 1만 5000달러 내외 그리고 보험료 등 기타 비용을 합하면 금새 7-9천만원으로 올라간다. 그렇다고 학생의 기록으로 볼 때 국제학생들에게도 재정보조를 많이 주는 상위권 사립대학에 갈 수도 없는 상황이다.
현재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최선의 선택은 이 학생이 합격도 하고, 재정보조를 받아서 부모님의 부담 총액이 3만달러 내외 대학에 가는 것이 최적이다. 이 경우 국제학생들에게 주는 Financial aid/재정보조를 받을 경우 학비가 1만달러 내외이어야 한다. 그래야 부모들은 부담이 없다.
이런 대학들은 수준 높은 대학들이지만 한국인들에게는 다소 낯설다. 대체적으로 3그룹 종합대학과 2,3그룹 리버럴 아츠 칼리지가 그 대상이다. 결론적으로 아이가 가려는 대학들은 합격하기도 어렵고, 합격를 설사 한다고 하더라도 국제학생들에게 재정보조를 주지 않기 때문에 부모가 그 학비를 부담할 수 없다.
그런데도 여전히 아이는 명성을 고집하고, 그러다보니 합격이 어려운 상위권 사립대학과 재정보조를 받을 수 없는 주립대학만을 생각하고있다. 학부모는 속이 탄다. 그런데도 방법이 없다. 결국 아이가 눈 높이를 낮추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부모가 아이를 설득해야 하는데 자식은 마이동풍이다. 부모는 속만 타들어간다. 필자는 이런 학생들을 상담하면서 부모가 무슨 죄가 있기에 이런 부담을 안아야 하는 생각이 들때가 많다.
미국 사립대학들 가운데 국제학생들에게도 연간 4-5만달러를 주는 명문 대학들이 많다. 물론 한국인들이 잘 모르는 대학들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교육의 질이 매우 높은 것은 분명하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재정보조를 받을 수 있는 이런 대학에 가면 아이에게도 밝은 미래가 열리고, 부모의 노후도 행복할 것이다. <미래교육연구소장 이강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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