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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노르웨이의 시간 여행: 베룸스 베르크와 키스테포스에서 만난 공간 재생의 마법


노르웨이 체류 3일째, 점심 식사 후 오슬로 외곽에 위치한 복합 상업 및 문화 공간 '베룸스 베르크(Bærums Verk)'로 향했다. 이곳은 과거 철제 생산을 하던 유서 깊은 산업 부지를 쇼핑과 문화 단지로 재생해 활용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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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의 안내판에는 1610년에 이 마을이 세워졌다고 적혀 있었다. 조선 광해군 재위 2년 차이자 《동의보감》이 완성된 바로 그해다. 당시 덴마크-노르웨이의 왕이었던 크리스티안 4세(Christian IV)가 폴 스멜터(Paul Smelter)에게 제철소 건립을 허가하면서 이 마을의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후 오랫동안 제철소로 운영되던 공장이 문을 닫은 뒤, 1997년에 옛 생산 시설과 노동자들이 살던 역사적인 목조 건물들을 보존 및 개조했다. 그 결과 지금처럼 상점, 수공예 공방, 갤러리, 식당 등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매력적인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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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년이 넘는 역사를 품은 마을 곳곳에는 야외 조각 작품들이 놓여 있어 걷는 재미를 더했다. 마침 일요일이라 그런지 많은 노르웨이 현지인들이 찾아와 노천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깊어가는 가을을 만끽하고 있었다. 강(Elvegangen)을 따라 길게 조성된 산책로와 자전거길(Gangvei / sykkelsti)에는 여유가 넘쳤다. 마을 위쪽은 상업 구역인 '엘베강엔과 한델스후스(ELVEGANGEN OG HANDELSHUS)', 아래쪽은 공방 거리인 '베르크스가타(VERKSGATA)'로 나뉘어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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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걷다 보니 지난해 딸아이와 함께 방문했던 오슬로 근교 예브나케르(Jevnaker)의 '키스테포스(Kistefos)'가 떠올랐다. 그곳 역시 베룸스 베르크처럼 옛 공장 부지를 세계적인 조각 공원과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노르웨이의 대표적인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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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9년에 세워진 옛 목재 펄프 공장(Kistefos Træsliberi) 부지를 활용한 키스테포스는 당시 사용하던 공장 건물과 거대한 기계들을 그대로 보존해 생생한 산업 박물관 역할을 하고 있었다. 숲과 란스엘바(Randselva) 강을 따라 쿠사마 야요이, 아니쉬 카푸어, 페르난도 보테로 등 세계적 거장들의 현대 조각 작품 50여 점이 자연과 완벽하게 어우러져 있었다. 특히 강을 가로지르는 비틀어진 형태의 다리이자 미술관인 '더 트위스트(The Twist)'는 아직도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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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방문한 베룸스 베르크가 아기자기한 공방과 상업 시설이 모인 고풍스러운 역사 마을이라면, 키스테포스는 웅장한 자연경관 속에서 현대미술과 건축물에 집중한 예술 공간이라는 점에서 멋진 대비를 이룬다.

안내판에 적힌 '1610'이라는 숫자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었다. 베룸스 베르크는 400년이 넘는 노르웨이의 산업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채, 옛 공장 건물과 노동자들의 거리를 아름답게 보존하여 과거 제철소 마을의 정취를 오롯이 전해주고 있었다.

<26.9.28 현담 이강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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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NE KVIE작품, # ORACL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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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SE TEXMON RYGH作, MOBIUS LIGGENDE>

<BJARNE MELGAARD作, LIGHT BULB 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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