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월드스타’ 영화배우 강수연(56)씨가 7일 오후 별이 되어 하늘 나라로 떠났다. 자택에서 뇌출혈로 쓰러진시 이틀만이다.
강씨는 지난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통증을 호소하다 쓰러졌다. 구급대원이 출동했을 당시 심정지 상태였고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뇌출혈 진단을 받고 치료를 계속해왔으나 수술조차 불가할 정도로 위중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강씨 측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수술 여부는 현재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 배우의 쾌유와 안정을 기원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강씨의 상태를 전한 바 있다. 그러나 모두의 염원에도 강씨는 이틀 내내 의식을 되찾지 못했고 결국 이날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영화계는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을 위원장으로 영화인장 장례위원회를 꾸리기로 했다. 감독 이우석·임권택·정진영, 배우 김지미·박정자·박중훈·손숙·안성기 등이 고문을 맡았다. 고인의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2층 17호에 차려졌다. 조문은 8일부터 가능하고 발인은 11일이다.
■ 걸어온 길 & 출연 영화
1966년생인 강수연은 1969년 동양방송 전속 아역 배우로 발탁돼 연기를 시작했다. 강수연은 4세에 집 앞에서 길거리 캐스팅 돼 TBC(JTBC 전신) 전속배우로 배우 인생을 시작했다. '엄마' '아빠' '안녕하세요'와 같은 단어만 말할 수 있었던 때였는데 작은 얼굴에 올망졸망한 이목구비가 눈에 띄었다고 한다. TBC '똘똘이의 모험'(71)이 첫 출연작이다.
1983년부터 방영된 KBS1 청소년 드라마 '고교생 일기'로 인기를 얻었다.KBS 청소년 드라마 '고교생 일기'(83)에 출연하며 하이틴 스타로 성장했다. 고교생 때부터 본격적으로 영화를 찍었고, '고래 사냥 2'(85),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87) 등에 출연하며 청춘스타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1984년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여자 신인연기상을 수상하며 하이틴 스타로 떠올랐다.
강수연은 한국 영화를 세계에 알린 원조 '월드스타'다. 1987년 개봉한 임권택 감독의 영화 ‘씨받이’로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최우수 여자배우상을 수상했으며 같은 해 옥관문화훈장 서훈을 받았다. 1989년에는 영화 ‘아제아제 바라아제’로 모스크바영화제에서 최우수 여배우상, 대종상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는 등 한국 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이 밖에도 영화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경마장 가는 길’ ‘그대안의 블루’ 등에 출연하며 한국 영화계를 이끌었다.
강수연은 연상호 감독이 연출한 넷플릭스 SF 영화 ‘정이’(가제) 공개를 앞두고 있었다. 강수연은 이 작품에서 뇌복제 및 AL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소 팀장 서현 역을 연기했다. 지난 1월 촬영을 마친 ‘정이’는 2013년 개봉한 단편영화 ‘주리’ 후 연기 활동을 중단했던 강수연의 배우 복귀작이었으나, 유작으로 남게 됐다.
■TV 작품
2001년에는 SBS 드라마 ‘여인천하’에서 정난정 역을 맡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최고 시청률 35.4%를 기록한 이 작품으로 ‘SBS 연기대상’에서 전인화와 공동 대상을 받았다.
■ 어록
강수연은 사석에서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어?”라는 말을 종종 하곤 했다. 돈에 휘둘리지 말고 영화인으로서 자긍심을 지키자는 뜻으로, 류승완 감독은 한 영화인 모임에서 강수연이 한 이 말을 영화 ‘베테랑’ 황정민 대사로 사용하기도 했다.
임권택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아제아제 바라아제'(89)에서 비구니 역을 맡은 강수연은 영화 속 삭발 장면에서 실제 머리를 깎으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여배우의 삭발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는데 강수연은 "비구니 역이어서 머리를 깎는 것은 당연했다"고 말했다
■ 영화계 거물고 구성된 장례위원회 고문단
고인의 장례는 영화인장으로 엄수된다. 영화계는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을 위원장으로 영화인장 장례위원회를 꾸렸다. 강수연의 대표작 '씨받이'와 '아제 아제 바라아제'를 연출한 임권택 감독, '고래 사냥 2'의 배창호 감독, '처녀들의 저녁식사'에서 메가폰을 잡은 임상수 감독, 스크린쿼터 사수 운동을 함께 한 정지영 감독 등이 장례위원회 고문을 맡았다. '고래 사냥 2' 제작자 황기성도 이름을 올렸다.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를 함께 찍은 박중훈, '고래 사냥 2'·'베를린 리포트'에서 호흡을 맞춘 안성기를 비롯해 김지미·박정자·신영균·손숙 등도 고문으로 장례위원회에 참여한다.
■ 추모의 말 말 말...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함께 점심을 먹고 차도 마셨는데 매우 밝은 모습이었다. 다만 건강이 좋지 않아 대학병원을 계속 다니고 있어 ‘정이’를 찍는다고 했을 때 걱정됐다”고 말했다. 이장호 감독은 “지난해 10월 강릉영화제에서 만났을 때 아주 건강했다.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배창호 감독은 “아역 배우 때부터 엄청난 재능을 가진 배우였고 성인이 돼서도 참신한 모습이 여전해 직접 캐스팅했다”라며 “대단한 가능성을 보였고 항상 발랄했던 배우였다”라고 말했다. 고인에게 아버지 같은 존재인 임 감독은 “통이 크고 의리가 있고 최선을 다하는 배우”라고 했다.
연상호 감독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영화 그 자체였던 분"이라며 "선배님 편히 쉬세요. 선배님과 함께한 지난 1년은 영원히 잊지 못할것"이라고 애도를 표했다.
넷플릭스 측도 "한국 영화계의 개척자였던 빛나는 배우 강수연님께서 금일 영면하셨다"며 "항상 현장에서 멋진 연기, 좋은 에너지 보여주신 고(故) 강수연 님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좋은 작품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신 배우 강수연 님의 모든 순간을 잊지 않겠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덧붙였다.
'음악 미술 체육 전공자 유학 > 음악 치료 전공 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Music Therapist (음악치료사), 참 괜찮은 미래 직업...[전공 선택] (0) | 2023.05.26 |
---|---|
여러분이 지구에 오던 날... "제 천사 이름을 알려주세요" (0) | 2022.11.10 |
용한 점쟁이 없나요? 정치인과 점쟁이... (0) | 2022.05.07 |
나는 희망을 심었다. (0) | 2022.05.05 |
부자들의 풍수지리...'부자는 어떻게 부자가 됐나? (0) | 2022.05.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