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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기유학

[조기유학] 부모의 역할 - 물 덜 주기

부모님의 무관심이
창의력에 도움 되지 않았나?

스탠퍼드 부학장, Paul KIM

 

얼마 전 인기 강사 김창옥 씨가 어느 조사 결과에서 노벨상을 받은 사람들을 분석해 보니 "엄마의 특징은 찾아볼 수가 없고,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 것"이라고 하는 강의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필자도 “나의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일이 이런 건가?"라며 잠시 고민한 적이 있었습니다.

 

 

tvN 유퀴즈라는 프로그램에 스탠퍼드 부학장인 폴 킴씨가 자신이 창의적인 이유로 부모의 무관심이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웃으며 본 적이 있습니다.

스탠퍼드 대학 부학장, Paul KIM 씨(사진: tvN)

 

집안에서 기르는 화초가 죽는 가장 흔한 이유는 물을 많이 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런 걸 과습(過濕)이라고 한다는군요. 물을 자주 많이 주는 이유는 식물을 올바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물을 지나치게 많이 주면 적절하게 소화할 수 없게 되고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시점에 이르면 뿌리부터 썩어 들어가면서 결국은 말라 죽게 되는 것입니다.

유학을 준비하는 많은 아이들이 부족한 것을 모릅니다. ‘아빠가 어릴 적에는 집안이 어려워서 굶기도 했다’고 하면 ‘라면이라도 끓여 먹지!’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설마 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필자의 딸들로부터도 똑같은 반응이 있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이제는 배고픔과 고생을 이야기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그렇지만 너무 풍족한 시대에 아이들의 창의성을 부모가 돈을 주고 만들어 주는 것은 지나칩니다. 위에 스탠퍼드 사례도 그렇지만 엄마가 손을 끌고 가서 만든 스펙, 아빠 찬스로 만들어진 과중한 경력이 차고 넘칩니다. 대학 입학 후 결과는 어찌 될까요? 더 이상 부모가 도울 수 없는 환경이 아이에게 언젠가 도래할텐데 언제까지 도울 수 있으세요?

조기유학을 상담하면서 학교에서 방과 후 활동, 봉사활동, 공부에 얼마나 내 아이를 면밀하게 관찰하고 도와주는지 묻는 경우가 있습니다. 미국의 학부모 중에도 연간 1억 이상의 비용을 사용하며 아이의 스펙 쌓기에 열중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달라고 소위 말하는 관리형 유학을 하거나, 학비와 주거비 이외에 관리 컨설팅 비용을 연간 7천만 원 따로 지불하는 케이스도 알고 있습니다. 이런 걸 전문가로서 "산이 높다고 헬기를 타고 산 정상에서 내려 주는 꼴"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아마도 누구보다 빠르게 산 정상에 도달하겠지만, 내려서 만세를 부르는 것으로 만족하고 숨이 막혀 고산병에 걸릴 확률 100%입니다. 산 입구에서부터 기압과 환경에 익숙해지면서 가야만 정상에서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 상담 중에 자녀를 훌륭하게 키웠지만, 자녀가 지쳐서 힘들어 하는 분이 있었습니다. 대입 준비는 그야말로 화려한 스펙으로 준비했지만 자녀가 번 아웃 상태였습니다. 일단 미국 대학에 합격하고 나서 1년을 갭 이어(Gap Year)를 가져도 좋을지 물어보셨지요. 가능합니다. UC 계열을 제외하면 미국 대학 합격 후에 관련 서류를 제출하면 됩니다. 

동물학자들에 의하면 맹수들은 공통적으로 새끼를 키울 때 풍족히 먹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사자를 예로 들자면 사냥한 짐승을 대부분 어른 사자들이 먹고 새끼들은 뼈다귀와 그에 붙어 있는 살점 정도를 먹는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배고픔을 경험하고 자랐기 때문에 최소한 정글을 살아가는 생존을 배우고 맹수로써 밀림을 호령하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기유학은 부모가 자녀를 가까이에 두고 가르치거나 배우게 할 수 없는, 가치 있는 인생을 배우게 하는 훌륭한 기회입니다.

의도적으로 우리 아이를 배고프게 하고, 그 어리석음을 깨닫게 하는 도구입니다.

Stay Hungry, Stay Foolish.

<미래교육연구소 한승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