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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구월환 칼럼] 이준석, 그는 착각하고 있다

요즘 이준석대표의 말을 들으면은 좀 불편하다. 입만 열면 '내가 두개의 선거를 잘 이끌었다', '선거에서 이겨놓으니 물에 빠진 사람 보따리 챙기듯' 염치없이 나온다며 밭톱을 내미는데 뭘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또 이제 '내 정치'를 하겠다고 반복하는데 이것도 정당사에 없던 일이고 보기에 따라서는 막말에 가깝다. 내가 내맘대로 하겠다는데 간섭하지 말라, 만약 간섭하면 한판 붙겠다는 말로 들리기도 한다. 때아닌 독재를 하겠다는 말인가,아니면 김영삼 김대중 같은 카리스마 리더가 되겠다는 말인가.

<출처= 아주경제.  https://www.ajunews.com/view/20220613093804737 >

 

시대도 달라졌고 어느 모로 보나 성립할 수 없는 일이다. 그 당에 최고위원들도 있는데 그들과 '함께정치'를 해야지 '내정치'라니 거부감부터 나오는 건 당연하다. 더구나 아직 부족한 게 많은 형편인데 젊음의 혈기로 밀어부친다고 될일이 아니다. 만약에 '내사람'을 많이 심어 이준석주류(主流)나 이준석당(黨)을 만들려고 한다면 큰일이 날 것이다. 겉으로는 개혁을 앞세워 손님을 끌려고 하겠지만 숨겨진 의도가 불순 하다면 엄청난 당내 소모전을 유발할 것이고 그의 시도는 집권당에 상처만 남긴채 실패할 것이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타격도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지난 1년간은 선거에 이기 느라고 그랬지만 이제는 내정치를 하겠다? 지금까지 역대 어떤 정당의 대표가 대놓고 이런 방자한 말을 한 적이 있나. 당을 개혁하겠다 든지, 문재인정권의 실정과 부패를 추적하여 엄단하겠다 든지, 민주당의 의회독재로 위기에 처한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든지....좋은 말도 많은데 왜 하필이면 이런 이상한 말로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있나.

그리고 요즘 선거 승리에 본인이 기여했다고 부쩍 강조하는데 이것도 듣기에 거북하다. 결과적으로는 이겼지만 그것이 국힘당 대표의 덕인가. 당대표로서 선거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나? 오히려, 좀더 크게 이길것을 당대표의 잘못으로 0.7%밖에 이기지 못했다는 생각은 안 하는가?

지난번 대선에서 당대표라는 사람이 얼마나 (철없는 어린아이 떼쓰듯) 애를 먹였나. 그때마다 윤석열후보 지지자들이 얼마나 애가 탔는지 아는가. 대선이야말로 정권이 걸린 선거전쟁인데 느닷없이 캠프를 뛰쳐나가는가 하면, 가벼운 처신과 언동으로 몇번이나 위기를 조성하지 않았나. 한때 선거패색이 짙어졌고, 오죽하면 당내 의원들이 심야에 비상총회를 열어 불신임까지 하려고 했겠나. (이준석 대표!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혈압이 오르네. 우리 국민들이 그때 그 아슬아슬한 순간을 벌써 잊은 줄 아는가! 얼마나 한숨을 쉬고 밤잠을 설쳤는지 아는가!)

차제에 이준석대표에게 한번 물어보고 싶은게 있다.

지난 대선때,문재인을 몇번 때렸나?민주당을 몇번 때렸나?이재명을 몇번 때렸나?

과거 김대중/김영삼 같은 당지도자가 선거에서 상대방을 때린것과 비교하면 만분의1이나 될까? 오히려 자당후보를 더 때리지 않았나? 지난 대선 참 한심한 일이 많았다. 이준석,홍준표,유승민...뒷짐,몽니,어깃장...아직 많은 사람들이 잊지 않고 있다. 선거 이겼다고 어물쩡 넘어가려고 해서는 안 된다. 지난번 대선승리는 문재인에 맞선 '윤석열신화'(神話)plus '애국보수층의 간절함'으로 된거다. 국힘의 힘으로 된거라고? 도대체 전쟁에서 싸울줄 모르는 초식정당 국힘이 준 실망은 이루 말할수 없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대로 가면 대대적인 보수반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이준석대표! 정치를 하려면 역지사지도 할 줄 알아야지 어떻게 제앞에 큰감만 챙기려 하는가. 왜 좀 진중하지 못하고 사사건건 논평하여 분란을 일으키나. 당대표는 당내 싸움을 말려야지 싸움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그대의 적은 바깥에, 그리고 북쪽에 있다. 왜 허구한 날 바깥에 대해서는 꼼짝 못하고 집구석 안방에서 맴돌며 싸우려 하는가. 우리 한국인은 이런 사람을 '푼수' '못난이'라고 불러왔다. 물론 젊고 똑똑한 머리로 기여한 바도 불소하지만 그것은 (섭섭하겠지만)당대표라면 그 정도는 당연히 해야될 몫이다. 애써 공치사를 할일이 아니다.

국민들은 겸손한 당대표를 보고 싶지, 별로 한일도 없으면서 목에 힘이나 주는 불손한 보수당 대표를 보고 싶지 않을 것이다. 지금 그런 리더십으로 과연 집권당이라는 막중한 정치집단을 이끌어 갈수 있을지, 자유와 민주주의를 파괴해온 무분별한 세력의 공세를 제대로 막아낼 수 있을지, 윤석열정부를 성공시켜 보수재집권의 길을 열수 있을지?...그게 걱정인 것이다. (구월환 언론인< 전 세계일보 주필- 편집국장, 연합뉴스 정치부장-런던특파원-상무>)